인플레이션이 오고 있다인플레이션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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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이 오고 있다
  • 코로나로 인해 소득과 자산 시장에 타격 발생
  • 경기부양을 위한 중앙 은행의 양적 완화 정책
  • 향후 가능한 3가지 시나리오

최근 코로나 사태가 진행됨에 따라 인플레이션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들리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공급 측면에서 차질이 생기고 중앙은행들이 돈을 찍어내니 그 우려가 불거지고 있는데요. 물론 쉽게 단정지을 수 없는 이슈이고 정확히 언제 올지 알 수 없지만, 최근에 나온 재밌는 논문들을 통해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특히 브리지워터의 Co-CIO 중 한명인 Greg Jensen과 그의 RA 가 쓴 논문을 중심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Bridgewater, 2020a).

코로나가 전세계 경제에 가져온 변화

인플레이션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브리지워터는 코로나가 전세계 경제에 두 가지의 큰 구멍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첫번째는 소득 부문의 구멍입니다. 각종 락다운 조치 및 코로나의 여파로 인해 실물 경제가 큰 타격을 받으면서 사람들의 소득에 큰 구멍이 생겼습니다. 이를 메꾸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에서의 재정정책이 진행중입니다.

두번째는 자산시장의 구멍입니다. 경제 주체들의 소득이 갑자기 사라짐에 따라 현금이 절실해졌고,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자산들을 급히 처분해야했습니다. 이로 인해 자산가격의 큰 하락 및 구멍이 생겼다는 주장입니다. 이런 폭락은 더 많은 자산을 연쇄적으로 매도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중앙은행의 조치가 필요합니다.

또한 이번 코로나 사태는 다른 위기와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기존의 금융위기는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릴때 일어났습니다. 중앙은행은 경기 순환을 조절하기 위해 금리인상을 했는데요. 시중에 풀린 돈이 사라지고 대출이 줄어들며 자산가격과 소비에 악영향을 줍니다. 누군가의 소비는 다른 이의 소득이므로 소득도 줄어듭니다. 이는 적당한 시기의 금리인하 및 양적완화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 사태는 소득이 먼저 사라지며 시작됐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감염을 막기 위해 공장을 다 닫고 기업들의 해고가 이어지면서 경제 주체의 소득이 줄어들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공급 부문에 타격이 있을 것이고 소비도 더 극심하게 줄어드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또한 미국을 비롯한 기축통화 국가들의 금리가 0%여서 경제를 일반적인 방법으로 경기를 부양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이 미치는 영향

이런 경제 전반적인 문제들에 대처하기 위해 중앙은행이 돈을 풀고 있는데, 자산시장과 실물 경제에 상반된 결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림 1에서 볼 수 있듯 자산시장은 빠르게 회복했습니다. 그림 1에 보여지는 ETF는 뱅가드에서 제공해주는 VT라는 ETF(벤치마크 FTSE Global All Cap Index)인데 전세계 주식시장의 흐름을 잘 반영하고 있습니다. 보시다시피 3월에 있었던 코로나 폭락 이전 수준으로 반등했습니다.

림 1: V자 반등을 보여준 자산시장의 모습 (출처 investing.com)

반면 실물 경제는 아직까지는 빠른 회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림 2). 왼쪽은 경기부양책을 적용하기 전 GDP 전망치이고 오른쪽이 경기부양책 적용 후 GDP 전망치인데, 오른쪽을 보더라도 브리지워터는 꽤나 암울한 1년을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앙정부가 앞으로 더 많은 부양책을 실시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림 2: 실물경제는 빠른 회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출처 Bridgewater, 2020a)

하지만 중앙은행이 사용할 수 있는 정책 수단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브리지워터는 금리를 높이거나 낮추는 정책 수단을 Monetary Policy 1 (MP1), 양적완화 및 중앙은행 주도의 자산 매입을 Monetary Policy 2 (MP2), 중앙은행이 정부의 부채를 매입해서 재정정책을 펼치는 행위를 Monetary Policy 3(MP3) 라고 하는데, 통화 정책이 제로금리의 한계를 느낄 수록 서서히 MP2 혹은 MP3로 넘어 갈 수 밖에 없습니다. 코로나 이후의 세계는 이제 명백히 MP3의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림 3). 이제는 중앙은행보다 정부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그림 3: 중앙은행은 아주 많은 국채를 사고 있고, 동시에 재정적자는 크게 악화되고 있다 (출처 Bridgewater, 2020a)

우리는 MP2가 이미 2009년 이후로 계속 실시되어왔다는 사실에 주목해야합니다. 금융 시장 참여자들은 MP2에 익숙하고, 자산시장은 이제 양적완화 이야기만 해도 오릅니다. 이번 코로나 사태때도 실물 경제와 괴리를 두면서까지 자산 시장은 MP2가 실시됨에 따라 급등 했습니다.

하지만 MP3는 우리가 아직 제대로 경험해보지 못한 정책입니다. MP2를 했을 경우 많은 양의 돈이 금융시장에 머물러 있는 것과 다르게 MP3는 확실히 소비를 촉진시킬 수 있습니다. 물건의 공급이 줄어든 상태에서 막연히 돈을 풀다보면 인플레이션이 갑자기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브리지워터는 딱히 대안이 없다고 합니다.

왜냐면, 이미 정책에 한계에 부딪혔고, 미국내에는 갚아야 할 부채(IOU 정부 부채 외에 의료보험, 일반연금, 사회보장연금 등을 모두 포함)가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그림 4). 이 많은 부채를 못 갚으면 감당 할 수 없습니다. 또한 현재 인플레이션이 낮기 때문에 중앙은행은 큰 부담없이 부양정책을 실시할 수 있습니다.

그림 4: 중앙은행은 MP3를 할 수 밖에 없다 (출처 Bridgewater, 2020a)

인플레이션으로의 패러다임 전환

돈을 찍어낸다고 무조건 인플레이션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그 예로 2008년 금융위기 후에는 막대한 돈을 풀었음에도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Man_Group, 2020)의 논문을 참고해볼만 합니다. Man Group은 우리가 80년대 이후로 계속 디플레이션의 힘이 강했던 이유를 설명하는데, 크게 네가지가 있습니다.

1. 세계화 – 효율적인 자원 분배와 글로벌가치사슬은 물가 하락 요인이다.

2. 기술 혁명 – 1/ 로봇은 사람보다 생산성이 좋다 – 공급 효율 증가 2/ 임금 증가의 둔화

3. 부채 – 부채는 미래의 소득을 당겨 썼기에 현재의 소비가 줄어든다.

4. 인구 구조 – 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소비가 줄어든다.

하지만 동시에 Man Group, Bridgewater 모두 패러다임의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첫째로 불평등의 해소가 있습니다. 밑의 그림 5을 보면 알 수 있듯 미국은 세계 2차대전이후로 가장 소득과 부의 분배가 불평등한 국가가 되었습니다. 지금까지는 자본친화적인 정책들이 우세했지만, 더 이상 이런 정책들을 진행하기는 어려울 것이고, 오히려 노동 친화적인 정책들이 실시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90년대 이후로 미국 노동자들의 실질 임금은 정체하는 와중에 금융자산을 들고 있었던 이들은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었는데요. 자사주매입, 양적완화, 법인세 인하 등의 특혜 덕분입니다. 앞으로는 노동자들의 임금이 상승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림 6). 트럼프 같은 포퓰리스트가 당선 되는 것도 같은 맥락에 있습니다.

둘째로 글로벌가치사슬의 붕괴가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90년대 이후로 급격한 세계화가 진행되며 물가 하락 압박이 컸지만, 반-세계화의 흐름과 코로나의 여파로 자국에서 생산을 하게 되었고, 이런 압박이 사라질 것입니다.

셋째로 통화공급의 증가가 있습니다. 이번 코로나 위기 때 2달 동안 푼 돈이 지금까지 양적완화를 하면서 푼 돈의 양과 거의 같습니다. 자국 통화의 부채는 무한히 발행해도 된다는 MMT(Modern Monetary Theory)도 주목 받을 정도입니다. 이는 통화가치의 하락을 불러올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중앙은행의 기조 변화가 있습니다. 2019년 말 부터 연준 의장 제롬 파웰은 2% 이상의 인플레이션을 수용할 수도 있다는 말을 해왔고, 현재도 YCC, 마이너스 금리 등의 금융억압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는 인플레이션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물론 기술 혁명과 인구구조 같은 요소들은 여전히 존재합니다만, 디플레이션의 압박이 존재함에도 패러다임의 전환의 가능성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림 5: 미국의 소득과 부의 불평등은 40년대 이후로 최고치에 닿아있다 from (Bridgewater, 2020b)
그림 6: 노동자들의 임금은 서서히 상승중이다 from (Man_Group, 2020)

향후 가능한 시나리오

세가지의 시나리오가 진행 될 수 있습니다. 첫번째는 스태그플레이션, 두번째는 일본식 디플레이션그리고 마지막은 성장과 디레버리징입니다. 물론 마지막 시나리오가 가장 좋겠지만 앞으로의 경제-정치-사회적 흐름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모르기 때문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놔야 합니다.

1) 스태그플레이션으로의 길

스태그플레이션은 브리지워터에 의하면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입니다. 돈을 찍는데, 경기가 살아나지면 돈을 더 찍어낼 것입니다. 이것이 계속 이어지면 결국 스태그플레이션이 올 것입니다.

코로나 국면에서 공급의 축소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습니다. 공장이 문을 닫고 직원들이 실업자가 되는 상황에서 상품과 서비스의 공급이 늘어나는 것은 불가능 합니다. 이렇게 공급이 줄고 실업률도 10% 이상인 상황에서 MP3로 인해 소비자들에게 현금이 지급된다면 성장은 낮고 인플레이션은 높아지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나타날 것입니다. 물론 앞서 말한 기술 혁명과 인구구조 같은 디플레이션의 요소들을 통화량의 증가가 얼만큼 이겨낼 수 있느냐의 싸움이 될 것입니다.

그림 7: 브리지워터는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있다 (출처 Bridgewater, 2020a)

브리지워터는 더 나아가 스태그플레이션의 시나리오가 펼쳐질 경우 미국의 달러가 기축통화의 지위를 잃을 수도 있다고 주장합니다. 달러의 구매력이 감소하기 시작하면 해외 투자자들이 자산을 팔고 떠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금융억압(수익률 곡선 제어등을 통해 강제로 금리를 낮은 상태로 만듦)을 실행했던 1940년대와 지금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해외 투자자(미국입장에서 해외투자자)들의 비중입니다. 당시에는 거의 없었지만, 현재는 미국 국채 시장의 약 35%가 해외 투자자입니다 (그림 8). 이들은 미국국채의 매력이 떨어졌다고 생각하는 순간 언제든지 다른 자산으로 옮겨갈 것입니다. 1940년대에는 미국사람들이 해외에 투자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1940년대와 또 다른점은 당시에 미국이 장기부채 사이클의 초입부에 있었고 경제 성장률도 높았다는 것입니다. 물론 3월처럼 달러의 패권이 아직까지 굳건한 건 사실입니다만 만약 스태그플레이션이 온다면 달러의 약세는 필연적입니다.

그림 8: 미국의 해외투자자 비중은 역대 최고이다 (출처 Bridgewater, 2020b)

2) 일본식 디플레이션

스태그플레이션보다는 확률이 낮지만 일본과 비슷한 장기적 디플레이션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브리지워터는 정책 입안자들이 MP3 등의 부양/완화 정책을 충분히 실시하지 못한다면, 장기적으로 디플레이션이 일어날 것이라고 합니다. 여기에서는 정치적 변수가 크게 작용합니다.

예컨대 바이든이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했을 시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립이 고조되어 이와 같은 시나리오가 펼쳐질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자산시장도 지금과 같이 유지될 수 없습니다. 브리지워터의 또 다른 CIO인 밥 프린스는 3월과 같은 장이 또 올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3) 성장과 디레버리징

제일 가능성이 낮은 시나리오는 미국이 저금리를 유지함에도 불구하고, 높은 성장률을 보여 스태그플레이션이 오지 않는 것입니다.

디플레이션 시기의 가장 큰 장점은 낮은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정부는 저리로 빌린 자금으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곳에 투자해야합니다. 적당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시에는 부채도 줄어들 것입니다.

이 시나리오가 가능성이 낮은 이유는 미국에 부채가 많아 높은 성장이 나오기가 쉽지 않고, 앞서 말했듯 스태그플레이션 및 통화가치 하락의 위험이 크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MP3를 비롯한 경기부양책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쓰이느냐에 따라 그 향방이 결정될 것입니다.

이 모든 건 금융시장과 실물 경제의 괴리의 측면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브리지워터는 금융시장과 실물 경제의 괴리가 영원히 갈 수는 없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두가지의 상황이 일어날 수 있는데 첫째로 금융시장이 다시 내려올 수 있겠죠. 둘째로는 인플레이션이 일어나 실물 경제가 금융시장을 (명목적인 측면에서 ) 따라잡을 수 있습니다. 첫째가 디플레이션의 길일 것이고 둘째가 스태그플레이션의 길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세가지 시나리오 중 어떤 것이 진행될까요? 아직 너무 많은 변수가 있습니다. 코로나의 백신이 언제 개발되느냐, 2차 대유행이 올 것이냐, MP3가 계속 되느냐, 대선의 승리자는 누가 될 것이냐에 따라서 자산시장에는 큰 변화가 있을 것입니다. YCC와 마이너스 금리를 실시하는가도 중요한 변수입니다.

앞으로도 재미있는 내용이 있다면 이루다투자에서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리서치 · 글 / Roger Kim

인용 자료

Bridgewater. (2020b). “The Big Cycle of The United States and the Dollar, Part 2 .” Bridgewater: https://www.linkedin.com/pulse/big-cycle-united-states-dollar-part-2-ray-dalio/?fbclid=IwAR31OwsdVEtlRscrABMWUJUHR0osrnrxERnzsJlYFhbDQzxK4X1ow9wJqFI 에서 검색됨

Bridgewater. (2020a). “Can Policy Makers Actually Get What They Want?” Bridgewater: https://www.bridgewater.com/research-and-insights/can-policy-makers-actually-get-what-they-want 에서 검색됨

Man_Group. (2020). “Inflation Regime Roadmap.” Man Group: https://www.man.com/maninstitute/inflation-regime-roadmap 에서 검색됨